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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전시회 리뷰] 완벽한 좌뇌의 휴식 " 빛의 벙커: 클림트 "Review/Arts 2019. 7. 9. 10:40SMALL
제주도에 내려온 이후, 왠만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다 방문해서
더 즐길 수 있는 문화 생활이 없을 것 같은데
그래도 종종 열리는 전시회가 생각보다 많아서 제주 생활을 만족하고 있다 ㅋㅋ
잊을만하면 하나씩 열리기도 하지만
제주도에 있으면 10분이면 갈 수 있는 바닷가나 오름 등이 많이 있어서
정신적으로 지친다거나 하는 일은 서울보다 적은 것 같다.
(그래서 문화적인 수요도 적어지는듯..??)이번에는 클림트 작품으로 구성된 빛의 벙커라는 미디어 아트 전시회에 다녀왔다.
클림트는 당대 최고의 화가이며, 에곤쉴레를 더 좋아하는 나에게는
에곤쉴레의 스승이란 이유로 더욱 더 존경하게 되었다 ㅎㅎ
(기회를 주었다는 것 만으로도!!)
이번 빛의 벙커 전시회는 아미엑스라는 독특한 미디어 아트인데
Art & Music Immersive EXperience의 줄임말이라고 한다.
이전에 제주 부영호텔에서 열렸던 반 고흐 인사이드와 비슷한 미디어 아트같지만
반 고흐 인사이드에서는 아미엑스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던 것 같다.
빛의 벙커는 프랑스의 채석장에서 전시가 시작된 빛의 채석장을 시작된 시리즈로
빛의 아틀리에 다음으로 열린 전시회다.
기간이 정해져 있는 전시회라 비교적 여유로운 지금 다녀왔다 ㅋㅋ
빛의 벙커는 성산에 있는 벙커를 개조해서 만들어졌고
이 벙커는 원래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해저 광케이블 관리 시설이었다고 한다.
전시회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벙커 내부 전체가 작품으로 덮여있어
작품에 압도되는 기분을 느꼈다..!
입구쪽에 벙커가 뚫려있는 구조가 있는데
그 입구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의 구도가 멋있어서
사진을 찍어봤다 ㅎㅎ
벙커 내부가 온통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고
웅장한 음악과 함께 그림들의 객체 하나하나가 움직이며 아우라를 뿜어냈다.
내부 구조는 꽤나 단순했지만
수 많은 작품들의 구성이 다양해 지루하지 않았다.
클림트의 작품 뿐만 아니라, 훈데르트 바서, 에곤쉴레 등 오스트리아 작가들의 작품들도
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.
특히, 나는 전시 중 클림트편이 시작될 때 단조로운 흑백의 이미지에서
짙은 색깔로 점차 물들어가는 표현을 보고 정말 감동했다.
음악, 움직임 하나하나가 작품의 표현과 해석을 역동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 같아
미디어 아트라는 장르에 새로운 감동이 생겼다.
전시를 보는 중간 중간 작품의 객체 하나 하나를 어떻게 따냈을까.. 좌표 표현은 어떻게 했지..
이런 잡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ㅋㅋㅋㅋㅋ
한 공간에 자리잡고 작품을 감상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푹 빠져들어
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.
이런 점에서 나는 이번 빛의 벙커: 클림트 전의 느낌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
"완벽한 좌뇌의 휴식" 이라 표현하고 싶다.
(아무 생각없이 몰두해 작품을 감상했다.)
예술이 정적인 작품에서 동적인 작품으로 표현되었을 때
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.
하지만, 사람을 예술 그 자체가 아닌 규모와 음악으로 압도시켜버리는 점은
원래 클래식한 예술의 특징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.
미디어 아트가 전시되어있는 전시회에서
모두들 스마트폰으로 그 작품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(나 또한 그랬지만..)
뭔가 아이러닉한 기분이 들었고..
전시회 감상을 마치고 나오면서 미디어 아트는 미디어를 위한 예술인가.. 하는
여러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.
물론 전시를 볼 때는 몰입해서 보고
그 후 비판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
이 전시회는 매우 만족스럽고 훌륭한 전시회라고 생각되었다 ㅎㅎ
예술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여
나만의 주관이 뚜렷해지길 바란다.
마지막으로 동영상 하나를 남기고
글을 마치도록 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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